에이디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회사인 칩리스(chipless) 기업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란 정보의 저장기능을 담당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정보를 처리,제어,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비메모리반도체를 일컫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회사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팹리스(fabless)와 칩리스(chipless)입니다. 둘 다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공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공통점이 존재하지만, 팹리스는 최종제품에 자사 브랜드를 부착하여 판매하고 칩리스는 자신의 상표가 아닌 고객사의 브랜드를 최종 제품에 부착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즉 칩리스는 고객의 요청을 받아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여 주거나, 설계한 후 위탁생산까지 완료하여 고객사에게 다시 최종제품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칩리스보다 팹리스가 기업의 규모가 큰 경우가 많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퀄컴,브로드컴,미디어텍,엔비디아 등이 모두 팹리스기업입니다.
세계 제1의 파운드리 기업은 대만의 TSMC입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나 개발은 하지 않고 단지 팹리스 기업의 위탁을 받아 시스템 반도체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일컫습니다. 최근에 Iot,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카 등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파운드리 기업이 활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는 대만이 세계적으로 강세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10위 기업중 대만기업이 4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이 파운드리 시장 쉐어를 확대하고자 투자를 대폭적으로 확대하면서 도전장을 내고 있습니다. 삼성은 17년 12월부터 6조원을 투자하여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2017년 7월 파운드리 전문기업인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우시 지방정부의 투자회사인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착공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파운드리 사업은 기술,연구 등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축적된 경험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지 사뭇 흥미롭습니다.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의 한국내 디자인하우스가 에이디테크놀로지입니다. 디자인하우스란 팹리스기업이 설계한 시스템반도체를 파운드리 기업의 생산공정에 맞도록 설계를 다시 조정하는 것입니다. 팹리스기업이 파운드리 기업의 생산공정에 맞게끔 모든 설계를 끝마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디자인하우스에게 2차적인 설계조정을 맡기고 있습니다. 보다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지요. 한국내에 존재하는 유일한 대만 TSMC의 디자인하우스가 바로 에이디테크놀로지입니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2018년도 영업이익이 대폭 확대된 배경을 살펴봅니다.
1.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 관련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반도체와 더불어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대폭 확대된 것과는 달리, 중소 팹리스 기업들은 경쟁의 심화와 기술력의 약세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파운드리 기업은 대기업이고 소수에 불과하지만, 팹리스 기업들은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에 초대형 팹리스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선도기술을 따라가기가 힘에 부쳤던 것입니다. 또한 중국내에 팹리스 기업들이 많이 존재하고 그동안 많은 기술적 성장을 이루어 낸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에이디테크놀로지의 경우에는 디자인하우스로서 상대적으로 국내 경쟁자가 적고 기술력이 뛰어난 관계로 TSMC와의 매출확대 그리고 하이닉스와 메모리컨트롤러 IC 디자인하우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3월 30일 시스템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서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관련된 것은 삼성,하이닉스,동부 등 파운드리사는 디자인하우스를 통해 반도체설계업체 및 디자인하우스 시제품 생산을 정기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정부정책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다반사이나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기에 일부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2018년 ADT가 SK하이닉스와 메모리컨트롤러IC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시스템반도체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는 SK와 ADT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비메모리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2012년부터 미국 비모리반도체 기업인 LAMD를 인수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특별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엄청난 이익금을 바탕으로 이천공장에서 CMOS이미지센서 양산을 시작하는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메모리컨트롤러IC 계약건은 생산을 파운드리 경쟁회사인 대만의 TSMC에게 위탁하고 있습니다. ADT는 여기에서 디자인하우스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은 여러가지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COMS이미지 센서의 판매를 통한 매출 확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명성 획득, TSMC 생산방법의 정보획득, 중국 비메모리합자회사 설립관련 참고자료 습득 등입니다. SK하이닉스와 ADT와의 지속적인 우호관계 유지는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둘 경우에, TSMC에게 생산을 위탁할 필요가 없고 디자인하우스 부분을 다른 기업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TSMC로의 기술유출 때문입니다.
2. 환율의 상승입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환율이 상승할 수록 영업이익이 커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18년도 2/4분기에는 환율이 대폭 상승하였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확대될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미래 및 장기적인 관점에서 ADT를 전망해 보고자 합니다. ADT는 연구인력의 근속 기간이 매우 긴 편입니다. 이것은 칩리스 기업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적어도 향후 5년동안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규모는 급격하게 성장할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TSMC와 굳건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SK하이닉스와도 우호적인 전략관계를 유지하면서 시작하였기에 당분간은 ADT의 성장은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매출 및 영업이익에 있어 최소 5년은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다만, 변수는 핵심인력의 유출로 인한 경쟁회사의 출현이 될 것입니다. 영업이익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칩리스 회사의 특성으로 미루어 본다면, 막대한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칩리스 회사가 만들어진 근본적인 이유가 경비절감이기 때문에 ADT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이 한계를 뛰어넘는다면 세계적인 팹리스 회사가 되는 것인데, 대기업들이 마냥 보고만 있지는 않겠지요. 칩리스 회사가 커다란 이익을 가져간다면 인수합병을 하거나, 자체적으로 디자인하우스 작업을 하든가, 계약단가를 대폭 낮추든가 셋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결론은 엄청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은 가능할 것입니다.
ADT가 그 외형을 급격하게 확대하고자 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발생하는 이익을 모두 연구개발과 특허개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적재산권을 동종기업이나 관련 산업군에 속해있는 기업에게 사용료 받고 파는 것입니다. 영국에 있는 글로벌반도체 설계회사 ARM이나 퀄컴이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해마다 발생하는 이익을 연구개발에 모두 투자한다는 것은 경영진의 남다른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업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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